난 집을 떠나 생활 한 시간이  꽤 되는 편이다. 유학 기간 까지 합친다면 대략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다. 그래서인지 '고향' 이나 '집'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마음 깊이 와닿지 않는다. 물론 아직도 그 단어를 들으면 푸근히고, 따스한 느낌이 남돌지만, 이제는 흐린 기억속의 일부분이 되었다는 것이다. 가족의 모습도, 고향 집 주위의 풍경도 간혹 흐릿흐릿하게만 보일때가 많다. 

 작년 여름의 일이다. 내가 자주 포스팅했던 우리집 귀염둥이 조카와 우리 부모님 그리고 나 이렇게 넷이 여름 휴가를 떠났다. 그리 멀진 않은 곳이었지만, 호수도 보고, 산도 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그리고 저녁시간, 강을 바라보고 고기를 구워 먹기 시작했다. 아부지 어머니 고기도 구워드리고 인생 처음으로 쌈을 싸 드렸다. 아부지도 드리고, 어머니도 드렸다. 

어머니: 원제야, 혹시 마늘 넣었니?

나: 에? 엄마 마늘 안먹어요? 

어머니: 인석아, 엄마 원래 마늘 못 먹어....

 순간, 가슴 어느 한 곳이 뜨끈뜨끈 해지기 시작했다. 그래, 생각해보자.. 매번 유학하고 왔다고 고기 구워 주실때 난 굽지도 않고 허겁지겁 먹고, 한번도 쌈을 안 싸드렸지.. 아, 그러고보니 어머니 쌈 싸드린 기억이 하나도 없구나.... 참, 나란 놈 형편 없었네. 

 
 어버이 날을 앞둔 저녁, 삼겹살을 먹다가 문득 그 날의 일이 떠올랐다. 내일 전화드려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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